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본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막상 무엇이 보이는지 설명하려면 막막해요. 도시에서는 별이 거의 사라지고 산이나 바다에 가면 갑자기 수천 개가 쏟아지는 이유가 있어요. 그 차이는 밝기 하나로 설명돼요.
이 글은 별의 정체, 밤하늘 밝기를 재는 보틀 척도, 계절별로 찾기 좋은 별자리, 관측 요령, 그리고 별을 노래한 윤동주의 시까지 차례로 살펴요.
우리가 보는 별의 정체
맨눈으로 보이는 별은 대부분 태양과 같은 종류의 별이에요.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를 별이라고 하고, 수십에서 수천 광년 떨어져 있어서 점처럼 보여요. 달과 금성을 제외하면 밤하늘의 밝은 점은 대부분 이런 별이에요.
한국어의 ‘별’은 학술 용어보다 넓게 쓰여요. 행성이나 위성, 유성, 혜성까지 통칭해서 별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천문학에서는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만 별이라 하고, 행성은 항성의 빛을 반사해서 빛나요.
- 항성: 핵융합으로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예요. 깜빡이는 듯 반짝이는 것이 특징이에요.
- 행성: 항성 주위를 도는 천체로 빛을 반사해요. 금성, 목성, 화성은 반짝이지 않고 비교적 안정적인 빛을 내서 구분이 돼요.
- 유성: 우주 먼지가 대기와 부딪혀 타면서 생기는 짧은 빛줄기예요. 별똥별이라고도 불러요.
보틀 척도로 보는 밤하늘 밝기
밤하늘이 얼마나 어두운지 재는 기준이 보틀 척도(Bortle scale)예요. 1에서 9까지 9단계로 나누며, 1이 가장 어두운 하늘이고 9는 도심의 밝은 하늘이에요. 아마추어 천문가들이 관측지 평가에 널리 써요.
9단계 도심 하늘에서는 달과 행성, 아주 밝은 몇 개의 별만 보여요. 반대로 1단계의 완전히 어두운 하늘에서는 은하수가 땅에 그림자를 만들 만큼 밝고 수천 개의 별을 볼 수 있어요. 이 차이는 가로등과 건물 조명이 하늘로 흩어지는 광공해에서 비롯돼요.
자신이 사는 곳의 단계를 알면 관측 기대치를 정할 수 있어요. 도시 근교는 대략 중간 단계이고, 별을 제대로 보려면 도시에서 한두 시간 거리의 산지나 해안으로 나가야 해요. 별 지도 서비스에서 광공해 지도를 보면 가까운 어두운 지역을 찾을 수 있어요.
계절별로 찾기 쉬운 별과 별자리
별자리는 고대인들이 밤하늘의 별을 이어 붙여 만든 기억 도구예요. 오늘날 국제천문연맹은 하늘 전체를 88개 별자리 구역으로 나누어요. 모두 외울 필요는 없고, 계절마다 눈에 띄는 큰 도형 하나를 찾는 것으로 시작하면 쉬워요.
- 북두칠성과 북극성: 북두칠성은 국자 모양으로 일곱 별이 이어져요. 국자 끝의 두 별을 연장하면 북극성이 나와 방향을 잡을 수 있어요.
- 여름의 대삼각형: 거문고자리 베가, 백조자리 데네브, 독수리자리 알타이르를 이은 삼각형이에요. 여름 밤 머리 위에서 쉽게 보여요.
- 겨울의 오리온: 오리온자리의 세 별이 일렬로 놓인 허리띠가 눈에 띄어요. 근처의 큰개자리 시리우스는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이고 밝기는 약 -1.46등급이에요.
봄에는 사자자리와 목동자리의 아르크투루스가, 가을에는 페가수스의 큰 사각형이 찾기 쉬운 지표예요. 계절마다 해 지는 시간이 달라 가장 관측하기 좋은 시간도 달라져요.
별을 잘 보는 관측 요령
별을 가장 잘 보려면 눈을 어둠에 적응시켜야 해요. 이를 암순응이라고 하며 보통 20분에서 30분 정도 걸려요. 어두운 곳에 가자마자 별이 적게 보이는 것은 정상이고,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많은 별이 나타나요.
스마트폰 화면은 암순응을 깨뜨리는 가장 큰 방해물이에요. 꼭 써야 한다면 화면 밝기를 최저로 낮추고 적색 필터를 쓰면 영향이 줄어요. 별 지도 앱도 야간 모드를 켜서 쓰는 것이 좋아요.
달이 밝은 날은 별이 적게 보여서 관측에 불리해요. 달이 없는 그믐 전후나 초승달 무렵이 가장 어두운 하늘을 만나는 시기예요. 구름이 없고 습도가 낮은 맑은 날 밤을 고르는 것도 중요해요.
별 헤는 밤과 한국의 별 이야기
한국에서 별 하면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시인은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로 이어지는 구절로 별마다 서로 다른 기억을 붙였어요. 이 시는 1941년에 쓰였고, 사후에 나온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실렸어요.
이 시가 오래 읽히는 이유는 별을 과학의 대상이 아니라 그리움의 대상으로 그렸기 때문이에요. 맑은 밤하늘 앞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 맞닿아 있어요.
밤하늘의 별을 보는 일은 거창한 장비 없이도 시작할 수 있어요. 어두운 곳을 찾아 20분만 기다리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별들이 하나씩 나타나요. 보틀 척도로 내 주변 하늘의 어둡기를 가늠하고, 계절에 맞는 별자리 하나만 찾아보세요.